[국민일보 한마당-변재운] 로컬푸드 운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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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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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04 |
김치, 두부, 감자, 호박…. 오늘 아침 우리 집 식탁에 오른 음식 재료는 어디서 온 것일까. 워낙 수입 농산물이 판치다 보니 원산지를 따지는 것도 피곤한 일이다. 하지만 신문이나 TV를 보면 먹거리가 곧 약이라는 건강뉴스가 쏟아지니 영 신경 쓰인다. 안 먹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무턱대고 먹을 수도 없고. 식탁은 매번 우리를 고민에 빠지게 한다. 로컬푸드(local food) 운동은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그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취지로 출발했다. 농산물의 생산지와 소비지 간 거리, 즉 유통거리를 줄이자는 것인데 따져보면 장점이 많다. 생산자는 유통비용이 줄고 소비자는 신선한 것을 먹을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유통거리 축소는 탄소 배출을 감소시켜 지구환경을 지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 운동은 선진 외국들이 앞서가고 있다. 미국은 지역 내 생산자와 소비자가 1년 단위로 계약하는 공동체지원농업(CSA)을 1986년부터 시행하고 있고, 일본도 지산지소(地産地消) 운동을 통해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도록 정부가 돕고 있다. 우리나라도 농협을 중심으로 신토불이(身土不二) 운동을 하고 있지만 초점이 국내산 이용에 맞춰졌다는 점에서 성격이 약간 다르다. 다행히 몇 년 전부터 각 지자체에서 로컬푸드 운동을 벌이고 있고, 특히 강원도 원주는 매우 적극적이다. 지역 농산물에 ‘원주푸드’라는 이름을 붙여 학교 등 시설 급식에 우선 소비토록 하고 있고, 원주푸드를 식재료로 사용하는 음식점에 대한 인증제도 곧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학교 급식에 로컬푸드를 사용하면 매년 계약을 통해 생산자로부터 직접 식재료를 공급받기 때문에 농약 사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일본은 학교 급식을 시행하는 초·중·고교의 94%가 지역농산물을 의무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어디서 온 것인지도 모르고 먹어야 하는 우리 아이들이 불쌍해 보인다. 로컬푸드 운동을 국내에 확산시키기 위해 사단법인 ‘로컬푸드 운동본부’가 최근 출범했다. 서규용 전 농림부 차관을 회장으로 한 운동본부는 앞으로 각종 토론회와 교육, 캠페인 등을 통해 지역농산물 소비운동을 펴간다는 계획이다. 하루속히 이 운동이 확산돼 소비자와 생산자가 함께 웃는 식탁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변재운 논설위원 jwbyun@kmib.co.kr [2009.12.1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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